나는 왜 작은 글씨가 좋을까? 다시 읽지도 않을 메모는 특히 작게 쓴다. 항상 그렇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좋아 작은 글씨. 글씨까지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건 너무 비약이다. 그러니 소개는 적당히 작은 글씨로 말해보자. 말하는 방법을 써보자.


내가 네게 시에 대해 말한 적 있던가? 시를 즐기지 않는 너여도? 모르겠다. 모르겠어. 나는 시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시를 이야기하는 나는. 무엇에 대해 말하려고 관심도 없는 화제를 느닷없이 질러버렸을까? 사실 너는 시를 좋아할 수도 있다. 내가 시를 모르는 이유는 그 이유에서다. 나는 네가 좋아하는 시를 모른다. 네 앞의 나는 시를 모르는. 너무도 몰라 모르는 이야기만 자꾸 하는.

3
숫자를 좋아한다고 말해버렸다. 1은 1. 2는 2. 3은 3. 맞는 말이지. 아니에요. 맞는 말만 하면 모든 게 맞는 것처럼 보인다. 착각을 하게 된다. 1은 혼자니? 너 혼자? 2는? 3은? 1은 무엇이니? 하나가 어디에 있니? 네 앞에 있니? 너? 무궁무진한 네가 거울을 바라본다. 3인가 둘인가? 나는 숫자인가?


나는 잠이 너무 많다. 배고파도 잘 수 있고 일어나도 잘 수 있다. 내가 자고 있을 때 누군가 내게 말을 건다면. 답해준다 성실하게. 나는 자면서 말할 수 있어.
잠 잘 때 듣는 노래